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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부결,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왜 필요한가? 권리장전에서 뿌리를 찾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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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부결,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왜 필요한가? 권리장전에서 뿌리를 찾다.

harincess 2023. 2. 28. 20:01

 

최근 이재명 민주당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왜 국회의원을 체포하는데 의원들이 표결로 동의를 해야만 가능할까요? 오늘은 이에 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면책특권? 체포동의안? 비슷한 거 같은데 헷갈리는 용어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심각해 보이는 이재명 민주당대표 <그림 출처 : https://newsimg.sedaily.com>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이 국회의 직무 수행과 관련하여 수행한 발언이나 표결 등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국회의원의 직무 수행을 보호하고, 정당한 국회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역할을 합니다.

면책특권은 대한민국 헌법 제46조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국회법에 따라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국회의회기 중에는 집회, 집회 참석, 회의, 회의 참석 등과 관련된 발언과 표결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다만, 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의 모든 발언과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회의원이 범한 범죄행위나 민사상의 법적 책임은 면제되지 않으며, 면책특권의 임의적인 남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또한, 국회의원이 직무 수행 중에도 다른 법령에 위배되는 발언이나 행위를 한 경우에는 국회나 법원에서 징계나 소송을 당할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체포동의안은 국회의원이 체포나 구속 등 법적 강제조치를 받을 때,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만 체포 또는 구속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대한민국 헌법 제49조에서 규정되어 있으며, 국회법에 따라 상세한 규정이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국회의원이 체포나 구속을 받을 때에는 해당 규정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체포동의안이 필요한 경우에는, 체포나 구속의 이유가 국회의원의 국회활동과 관련되어 있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국회의원이 국회활동 중에 발언하거나 표결을 하거나 회의에 참석하는 등의 직무 수행을 하는 도중에 체포나 구속을 당한 경우에는, 체포동의안이 필요합니다. 체포동의안이 상정되면, 국회는 이를 심의하여 국회의원의 체포나 구속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때 국회의원의 체포나 구속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체포동의안의 상정 절차를 좀 알아보겠습니다.

 

 

국회법 제26조(체포동의 요청의 절차) ① 의원을 체포하거나 구금하기 위하여 국회의 동의를 받으려고 할 때에는 관할법원의 판사는 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정부에 제출하여야 하며, 정부는 이를 수리(受理)한 후 지체 없이 그 사본을 첨부하여 국회에 체포동의를 요청하여야 한다.

② 의장은 제1항에 따른 체포동의를 요청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한다. 다만, 체포동의안이 72시간 이내에 표결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이후에 최초로 개의하는 본회의에 상정하여 표결한다.

 

체포동의안 진행 절차 <그림 출처 : https://postfiles.pstatic.net>

 

이재명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두고 방탄국회니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느니, 본래의 취지에서 변질됐다느니 시끄럽죠. 언뜻 보면 국회의원은 쉽게 체포하지도 못하는 막강한 힘을 가진 듯 보이는데요. 왜 이렇게 막강한 방어력을 국회의원에게 보장하고 있는지 궁금했는데요. 답은 과거 역사에 있었습니다.

 

 

 

입법부와 국회의원을 부당한 행정적, 사법적 조치로부터 보호하려는 취지인데요. 불체포특권은 1603년 전제군주에 맞서기 위한 영국 의회의 의회특권법에 명문화된 데서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왕이 정상적인 의회활동을 하고자 하는 의원을 체포하거나 죽일 수도 있는 시대였기 때문에 보호장치가 필요했던 건데요. 1689년에는 그 유명한 "권리장전(Bill of Right)"이 채택되면서 왕과 의회의 권력 균형을 이루고 의회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으면서 왕도 헌법의 제약을 받는 입헌군주제의 시대로 접어들 수 있었던 겁니다. 

 

 

의회정치의 상징인 권리장전 <그림 출처 : https://mblogthumb-phinf.pstatic.net>

 

 

영국의 이런 정신은 1789년 제정된 미국 헌법에도 투영됐습니다. 연방헌법 제1조는 의원은 '반역죄나 중죄 또는 평화 훼손 행위'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에 체포되지 않는 특권이 있다고 규정했고요.. 미국 연방대법원은 연방헌법 제1조의 '평화 훼손 행위'에는 형사 범죄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으로써, 상원의원이나 하원의원은 회기 중 형사 범죄로 체포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갖게 되었습니다. 19세기 들어 세계 각국이 성문 헌법을 제정하면서 영미의 불체포특권을 대부분 명문으로 채택했습니다.

 

 

 

이처럼 무분별한 권력으로만 보였던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 체포동의안 등의 본질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어떤가요?

여전히 특권으로 보이고 변질되어 불필요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테고, 누군가에게는 민주주의를 작동하게 하는 최소한의 보호장치로 보일 겁니다.